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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로 산다는 것은 둥글둥글 사는 것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

각을 세워 봤자 손해보는 것은 목사란 말을 뼈에 새겨지도록 들어 왔다.


그래서 그렇게 살았던거 같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주인 없는 축구공이 되어있었다. 


청팀 백팀이 싸우는 운동장에서 공은 도대체 누구 편인가? 서로 공을 가지려고 애를 쓰다가도 위험한 순간이 오면 밖으로 뻥 차버린다. 공이 우리편 발 밑에 있을 때는 환호를 보내지만, 상대편 발 밑에 있는 공은 불편하다. 또 우리편이 골을 넣으면 공을 안고 뛰지만 상대편에게 골을 먹으면 또 다시 뻥 차버린다.


가끔은 이것도 하나님의 뜻이려니 스스로 정신 승리를 외쳐 보기도 하지만 결국 더 비참해질 뿐이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잘 못되었다. 성경 어디에도 공처럼 살았던 하나님의 사람은 없었는데, 왜 나는 사람들 말을 그렇게 쉽게 믿어 버린 걸까? 


인생은 반드시 굴러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실수다. 굴러가지 않아도 인생일 텐데. 


아직은 뭐가 되어야 할지 모르겠다. 단지 나를 잃어 가면서 까지 둥글게 사는건 아닌거 같다. 네모가 되었든 세모가 되었든 굴러가기 힘들어도 그게 나라면 그렇게 모서리를 가지고 살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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