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동’ 어린 시절을 다 보낸 곳 그리고 아내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기까지 살았던 ‘우리 동네’입니다. 고향이나 우리집 이란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네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어린 시절 뛰어다니 던 골목도, 남들 눈을 피해 아내와 몰래데이트를 하던 공원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두 아이를 나으며 살았던 우리 신혼집이 아직 그대로 있네요. 17년 전 대문 옆 주차장 셔터문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린 아내 얼굴도 아직 그대로 있네요.
우리 큰 애는 중3입니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어 보이고 늘 소설책을 끼고 사는 여자아이랍니다. 가끔 느닷없이 고집도 부리고, 차분히 대화 좀 할라 치면 외계 언어를 쏟아 내고... 그래서 '역시 중딩하고는 대화가 힘드는구나.. 저게 고딩이 되면 그때 다시 대화를 해보자' 속으로 이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딸이 다니는 학교에 다녀 오신 우리 교회 집사님께서 아내 카톡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 한장을 보내 오셨습니다. 우리 딸이 글쓰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 학교 벽에 붙어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속에 딸이 쓴 글을 읽으면서... 놀라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먼저는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 했던 우리 아이가 글 속에서는 자기 표현을 너무 잘 해서 놀랐고... (우리 딸은 ..
오늘 중국 대련 지역 한인교회 목회자 협의회 모임이 있었다. 협의회라고는 하지만 우리 안디옥 교회와 꿈있는 교회, 주님의 교회, 온누리 교회 이렇게 달랑 네 교회가 모이는 모임이다. 예전에는 한인교회가 꽤 많았었다고 하는데, 이곳 교민사회가 경제적으로 많이 위축이 되면서 교회들도 많이 철수를 했다고 한다. 네 교회 뿐이지만 앞으로 이 곳 한인들의 건강한 신앙 생활을 위해 개 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나누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지난번 개발구에서 한 번 모였고 오늘은 시내에 있는 온누리 교회에서 모임을 갖고 점심 식사 후 대련의 베네치아로 알려진 '동방수성'에 잠시 다녀왔다.
지난 몇달동안 여기 중국에서 힘들게 준비한 서류들이 잘 처리가 되어서 드디어 지난 9월에 아내에게 초청장이 나왔다. 이제 아내가 한국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취업비자를 받는 일만 남았다. 그래서 지난 주 수요일 아내는 한국에 들어갔다. 나는 기왕에 나가는 길에 친정 부모님과도 시간을 보내고 그간 보지 못한 친구들도 만나고 오라고 폼나게 두 주의 휴가를 허락(?)했다. 그리고 오늘이 아내 없이 아이들과 지낸지 5일째 날이다. 처음 이 녀서들을 나 혼자 어떻게 돌봐야 하나 은근히 걱정을 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오히려 아이들이 나를 돌보고 있다. 중2 딸 아이는 무슨 사명감에라도 붙들린 얘처럼 청소와 빨래를 쉬지않고 매일한다. 나한테 잔소리도 엄청하고 있다. 초4 아들은 누나 때문인지, 자기도 일을 해야..
지난 추석, 나와 아이들은 아내 없이, 엄마 없이 연휴를 보냈습니다. 아내와 엄마의 부재는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또 다른 한 켠에는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남겨 놓더군요. 우리는 마음 한 쪽에 있던 아쉬움을 꺼내 들고 아내와 엄마를 배웅했습니다. 그리고는 뒤 돌아서 다른 한 쪽의 해방감을 꺼내 들고 맘 껏 그 것을 즐겼습니다. 늦게 일어나고, 아침 밥은 라면으로 때우고, 점심은 나가서 놀다가 피자를 사먹었습니다. "아내에게, 엄마에게 설겆이를 남겨 주지 말자"... 되도 않는 소리를 해가며 가끔씩 밀려오는 미안함과 불안함을 스스로 달래며 그렇게 끝까지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결국 우리에게 남은 것은 소화 불량과 참을 수 없는 공복이었습니다. 참다 못해 혹시나 하고 냉장고를 열어 보..
아침에 택배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영사관에서 택배를 보냈는데 교회 주소를 확인해 달라는 전화였다. 뭐지? 영사관에서 뭐 받을 일이 없는데? 혹시 비자에 문제가 생겼나? 별별 걱정 사서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도착한 택배를 열어 보니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 초대장'이었다. 9월 마지막 주에 개천절을 앞두고 영사관에서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아~, 그런데 9월 마지막 주면 우리 교회 '가을 말씀 사경회' 주간이다. 쩝 아쉽다. 리셉션, 뭐하는 건지도 궁금하고, 하얕 호텔 음식도 궁금했었는데... ㅎㅎㅎ 나는 그냥 말씀을 배가 터지도록 먹는 걸로... 공감(♥) 과 댓글은 블로거에게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