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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 일어나는 각종 이슈에 늘 한 발 늦게 반응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는 각종 SNS 대화창 마다 지진 지역에 사는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글들로 도배가 되었다.

 

한국에 지진이 처음도 아니고, 이거 이거 무슨 일이지?라고 머리 속이 허공을 해집고 있는 사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서울의 집들도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는 뉴스가 흘러 나온다.

 

12일 오후 8시 32분경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8로 내륙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이번 지진은 경북 경주에서 발생했지만,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국민들이 지진을 감지해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실감케 한 규모였다. 경북일대의 시민들은 여진의 여파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 다음 포털 뉴스 -

 

그 때, 문득 한국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 생각이 났다.

 

"이런 못난 놈... 지진 소식에 바로 어머니를 떠올리지 못하다니..."

깜짝 놀랄 만큼, 누군가 머릿 속에서 고함를 치는 것 같았다.

바로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신다. 집도 핸드폰도...

 

결국 오늘에서야 통화가 되었다.

어제 저녁에는 교회에서 기도하시다 늦게 오셨고, 핸펀은 진동으로 해 놓으셔서 못 들으셨단다.

 

다행이 인천에는 지진으로 인한 별다는 영향이 없었던 것 같다.

 

가슴을 쓸어 내리며 어머니와의 통화를 끊고 나니, 어머니랑 나눈 대화가 가슴에 남는다.

 

"지진도 무섭지만, 세상이 말세인 것이 더 무섭다."

땅이 흔들리면 그 위에 집은 다 무너진다.

사람도 나무도 서 있는 건 모두 쓰러지고 넘어지게 된다.

 

내가 있는 이 곳 중국에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전해 들은 지진 소식의 두려움으로 마음이 흔들이는 경험을 했다. 그 흔들림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서 하나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어머니를 걱정 하면서도 정작 기도는 하지 못했다.

 

마음이 흔들리니 다 무너지져 버렸다.

기도도, 찬송도, 예배도...

 

지진을 대비하듯 마음의 흔들림에도 대비를 했어야 했나 보다.

 

지진을 대비해서 집은 내진 설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내진 설계는 기본적으로 건축물 내부의 가로축을 튼튼하게 만들어 건축물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신앙도 내진 설계가 필요하다.

마음이 흔들려도 그 위에서 기도와 찬양, 예배가 무너지지 않도록 말씀의 기둥을 깊이 또 깊이 세워야 한다.

 

오늘 지진의 두려움으로, 그로 인한 마음의 흔들림으로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기도 하지 못했던 내가,

이번 지진에 가장 처참하게 널부러진 부끄러운 흔적이 되고 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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