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여정: 낯설음 회복의 여정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 혹은 ‘거리두기’(distanciation)란 용어가 있다. 이 말은 러시아의 빅토르 쉬플로프스키란 사람이 처음 사용했던 말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익숙해져 있는 사물을 낯설게 하면 그 사물의 본질이 보인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문학용어다. 생각해보자. 설이나 추석 명절에 새 신발을 신고 새 옷을 입을 때 느낌은 사뭇 다르지 않던가. 발뒤축이 헐고 딱지가 생길 때까지는 신발은 아직 손님이다. 새 옷이 주는 냄새와 감촉은 여간해선 가시지 않는다. 한번 손빨래를 하여 햇볕에 짱짱하게 말린 후에야 그 싱싱하던 느낌이 수그러든다. 그러다 시간이 더 흐르면 흐를수록 그것들은 어느새 내 몸의 일부가 된다. 안경을..
필통/생각 그리기
2014. 11. 14.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