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간 새벽기도회 본문이 출애굽기 였습니다. (저희 교회는 전임목사님 때부터 '생명의 말씀' 큐티 본문을 가지고 새벽기도회 말씀을 나누워 왔습니다.) 25장 이후로 계속 성막에 관한 본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낯설고 다양한 재료들, 복잡한 조립 방법... 머리 속에 성막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히 보이네요. 이 모든게 필요했던 이유 중 한가지는 성막이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성막은 이동식 텐트? 였습니다. 하나님의 따라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것, 이것이 구약의 성막이 오늘 우리에게 보여주는 정말 중요한 성전의 기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날 교회에 나타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어쩌면 움직이는 이 기능을 상실한 데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벽돌..
방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책장 속에 잠자던 붓과 벼루를 발견했습니다. 모퉁이가 깨어져 나간 바짝 말라 비트러져 있는 벼루와 오래된 싸리 빗자루처럼 닳고 숫이 다 빠져버린 볼품 없는 붓이었습니다. 붓글씨를 처음 배울 때 선생님이 해주셨 던 말씀이 신기하게도 생각이 나네요. "서예는 좋은 자세가 가장 중요한 기본이고, 그 자세는 몸의 자세 뿐 아니라 인생의 자세를 말한다" 라는말씀이었습니다. 그 시절엔 흘려 들었던 소리였는데, 지금 저에게는 큰 울림을 주는 소리로 새롭게 들리네요. 검은 먹이 얼룩이 되느냐 글씨가 되느냐는 자세에 달려 있습니다. 자세를 잃고, 방향을 잃으면 먹은 그저 얼룩이 되버리고 맙니다. 글씨가 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와 방향이 필요합니다. 우리들 인생에도 '먹'이 있습니다. 기쁨과 감사 ..
집밥이 대세인 요즘 간식 역시 집에서 간단하게 직접 만들어 먹는게 유행인가 보다. 교회 출근해서 오전 일과를 보고 있는데, 방학이라 집에 있어야 할 요한이가 장난감 상자를 들고 찾아 왔다. 햐~ 저 녀석이 또 놀자고 날 찾아왔나? 순간 어떻게든 떼놀 궁리를 하고 있는데, 장난감 상자에서 피자를 꺼낸다.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 줬는데, 아빠하고 같이 먹으려고 배달을 왔단다. 아내가 정성스럽게 만들고, 아들이 땀흘려 배달해준 '집 피자'! 아~ 기분 참 ^^ 맛이요? 맛이 뭐 중요합니까??? ㅠㅠ
예주 방학숙제 중에 문화 공연 관람이란 게 있나 보다. 친구 엄마가 구해 주신 표를 가지고 '十年'이라는 뮤지컬을 보러간 예주... 잘 보고 오라고 손까지 흔들어 주고,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다. 공연을 보고 친구들과 나오는 예주가 보였다. 그런데 함께 나오는 아이들의 표정에 뭔가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의 여운들이 보인다. "뮤지컬이 좋았구나!" 생각하고 예주에게 물었다. "좋았니?" "음~ 아빠! 중국말이라 하나도 못 알아 들었어." "............." 예주야 여긴 중국이란다 뭘 기대하고 간거니? 그리고 난 우리 엉뚱한 딸에게 뭘 기대하고 있던 걸까? 우린 아직도 그 뮤지컬의 제목이 왜 '十年'이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ㅠ.ㅠ
대련에 북한 사람들이 일하는 식당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다른 식당과는 달리 곳 대련시 개발구에 있는 북한 식당은 운영은 중국인이 하는데 종업원들이 외화벌이를 위해서 북한에서 파견된 인원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드디어 기회가 생겼네요. 백승범, 이혜정집사님께서 한국에서 방문하신 친정 부모님과의 저녁식사에 저희 가정을 초대를 해주셨습니다. 북한 식당의 첫인상은 음~ 뭐랄까~ 식당치고는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고 그랬습니다. 1층 로비에서 안내를 받아 우리가 올라간 층에는 모든 자리가 개별룸으로 되어 있어서 식사하는 다른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 냄새도 나지않고... 아니면 괜스레 진한 북한 말투로 안내를 하는 여종업의 말투에 고저~ 제가 긴장해서 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