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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부터 무슨 정신으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일 막 예배가 시작되려고 하는 그 시간, 시간을 확인 하기 위해 핸드폰의 시간을 보려고 하는 그 순간 진동이 울렸다.

 

잠금 화면 속 보여지는 요약된 메시지에는 "아무개 목사님께서 한 시간 전에 소천하셨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리기 시작했다. 바로 며칠 전에도 통화를 했던 미국에 있는 신대원 동기 목사님의 소식이었다.

고인은 신대원 3년 내내 같은 기숙사에서 함께 지냈 던, 내게는 '형'같았던 나보다 두 살 많은 목사님이었다.

그 기숙사에 함께 지내면서 각자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그리고 아이도 낳고, 인생의 황금같은 시간들을 함께 공유했던 그런 목사님이었다.

 

졸업 후 나는 서울에서 그리고 형님 목사님은 부산에서 사역하는라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늘 어디선가 다시 만날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후에 그 형님은 미국으로 가서 미 육군 1사단 군목이 되었고, 나는 베트남으로 떠나면서 더 거리는 멀어 졌지만 늘 내 안부를 챙기고 기쁜 일 이나, 슬픈 일 이나 늘 먼저 연락을 해주던 그런 목사님이었다.

 

바로 몇 일 전에도 왜 공부를 계속 하지 않냐며, 중국에서도 계속 공부 할 수 있는 학교를 소개해 주겠노라며 전화를 하셨었는데... 열심히 사역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서로 자랑스런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며 격려해 주던게 바로 몇 일 전인데...

 

그날 강단에서 설교를 하는 내내 떨리는 심장이 진정이 되지 않아서 무척 힘이 들었다.

마음 껏 슬퍼하고 싶은 마음, 혹 내 추스려 지지 않는 감정이 말씀을 전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너무 힘이 들었다.

 

오늘 까지도 마음이 추스려 지지를 않는다.

천국의 소망이 없어서가 아니다. 이제 이 땅 어디에서도 그 얼굴을 볼 수 없고, 그 목소리도 들을 수 없고, 지금 그에게 가 볼 수가 없어서 그렇다.

 

"이요한 목사님 지금 주님 품에서 평안을 누리시겠군요. 다시 만날 소망은 있으나 지금 형님을 다시 볼 수 없음이 너무 아쉽고 가슴 아픕니다. 제가 이런데 사모님과 두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하니 목구멍이 따깝고 가슴이 더 쓰라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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