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 다례의 저희 집에는 지금 아내와 아이들이 자가격리 중입니다. (저는 한국에 있구요) 아내가 방금 보내 준 사진인데, 누군가 집 앞에 꽃이 활짝 핀 화분을 놓고 갔다네요. 방송에서는 한국 교민들을 벌레 보듯하는 중국인들 이야기만 나오던데, 꽃을 전해주는 분들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겠네요. 코로나19... 역병보다 민심이 더 무섭다라는 옛말을 실감하는 때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치료제 만큼이나 좋은 이웃이 필요한 때이구요. 중국사람이냐, 한국사람이냐 따지지 말고 서러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자가격리 6일째입니다. (현재 다롄시는 모든 외국 입국자를 14일 자가 격리하고 있습니다.) 6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격리'라는 생소한 상황이 정신을 몽롱하게 하네요. 뭐랄까 좁은 장롱 안에 갇혀있는 느낌 비슷하다고 할까요? 물론 집안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니고 아파트 단지 안에서 운동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격리'라는 무거운 기운에 눌려 있는 느낌입니다. 낮 시간 항상 운동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던 아파트 단지 산책로 오늘은 너무 조용하다 못해 무겁게 느껴지네요. 암튼 힘든 시기이지만 다들 건강하게 이 상황을 이겨 나가시길 기도합니다.
다음 주일(11.17)이면 대련 안디옥 교회 설립 20주년이 됩니다. 살아 보니, 해외에서, 그것도 중국에서 한 교회가 20년 동안 세워져 있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성도들은 올 초부터 지난 20년 모진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를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전교인 성경 필사를 시작했었습니다. 한 자라도 틀리면, 틀린 글자를 수정할 수 없고, 해당 페이지를 다시 써야 한다는 매우 엄격한 원칙으로 필사를 했기 때문에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다들 엄청난 성경 필사에 관련한 무용담이 생겼답니다.ㅎㅎ) 그리고 이제 드디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성경 책이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