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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6개월 만에 임신한 상태에서 남편과 헤어졌던 이순규 할머니가 20일 드디어 남편 오인세 할아버지를 만났다.

 

각각 20, 18세였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제 85, 83세가 됐다. 할머니는 65년 동안 남편 손목에 채워 주고 싶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오인세(83)씨는 아내 이순규(85)씨한테 가까이 다가앉으라.” 말했고, 긴 세월 독수공방해온 이씨는 남편 손목에 시계부터 채워준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 시골에는 시계가 귀했어요. 남편한테 시계 하나 선물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마련했지요.”

 

남편과 헤어질 당시 배 속에 있었던 아들 오장균 씨도 평생 소원을 풀었다. 태어나서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아버지를 만나게 된 아들 오장균 씨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그렸던 세 글자 '아버지'를 꼭 한번 목놓아 불러보고 싶다"면서 아버지에게 '고생한 어머니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버지”라는 세 글자를 원 없이 부르고 외쳤다. 바닥에 엎드려 큰절도 올렸다. 마음껏 안고 울고 또 울었다. 아버지 오인세씨는 아들을 보자마자 부둥켜안았다. 아들은 “아버지 자식으로 당당히 살려고 노력했다”며 울었다. 오씨는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지 5개월 만에 태어나 엄한 어머니 슬하에 자랐다. 오인세씨는 충북 청원군 가덕리에서 신혼 7개월께 “동네 사람이 훈련 한 열흘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며 집을 나갔다. 임신한 아내가 손 흔들며 “잘 다녀오시라”라고 한 게 마지막이었다. 아버지는 북에서 새 가족을 꾸렸지만, 홀로 남은 어머니는 아들을 악착같이 키워냈다. 전국을 떠돌며 낮엔 농사일, 밤엔 삯바느질로 연명했다.

- 한겨레(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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