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래!

깜량도 되지 않으면서 어설프게 '사랑하는 척', '용서하는 척' 하지말고 차라리 손으로 눈이라도 가리자.

 

 

일제시대 함석헌 선생이 오산학교 교사로 활동할 때 엄혹한 상황에서 의기충천한 학생들이 일부 교사들의 언행이 마음에 안들자 교무실을 습격했던 적이 있다.

 

눈치챈 기성교사들이 재빨리 피신하고,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르는 함석헌만 앉아 있다가 학생들에게 구타를 당한 일이 있었다.

 

이후 학생들이 냉정을 되찾자 평소 존경하던 선생을 때렸다는 것이 송구스러워 선생을 찾아가 사죄하였다.

 

그러면서 물었다.

“선생님께서 그때 피신하지는 않고 계시다가 손으로 눈을 가리셨는데 그건 무슨 까닭이셨습니까?”

하고 조심스럽게 묻자.

 

허허 웃고 나서,

“나야 아직 수양이 모자라 석가모니 공자나 예수처럼 너그러울 수가 없어. 맞은 것이야 별 것 아니지만 나를 때리는 학생이 누군지 알면 앞으로 그 학생을 대할 때마다 마음이 좋을 수가 없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에게 손찌검을 하는 그 학생의 얼굴을 안 보려고 눈을 가린 것이지?”...

 

그 말을 들은 제자들은 한번 더 부끄러움을 느끼고 존경심이 더해졌다.

 

※ 오산학교는 남강 이승훈 선생이 안창호 선생의 애국애족을 생각하라는 연설에 감명을 평안북도 정주에 설립한 학교로 유영모, 염상섭, 조만식, 홍명희, 함석헌 등 시대를 이끌어 간 선각자들이 활동했다. 사진은 말년에 강의를 하시는 함석헌 선생의 모습

공감()과 댓글은, 블로거에게 힘이 됩니다.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