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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디옥...

 

우리교회 이름이다.

 

그런데...

우리 교회 이름이 중국 종교국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서류에 중문으로 교회 이름을 표기 하면서  '안디'으로 기재 되어 있다.

 

자가 '감옥 '자로 적혀 있는 것이다.

 

오래전 일이라 지금은 누가 왜 옥자를 하필 '감옥 옥'자로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

 

작년에 이름을 바꾸려고 하다가 종교국 서류를 다시 다 작성해야 하고, 또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만 저만 복잡한 일이 아니어서 포기 했었다.

 

그때 이런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누가 보면 우리 교회가 사람을 데려다 가두어 놓는 이상한 교회인 줄 알겠다고... ㅋㅋㅋ

 

그런데

지난 주, 말이 가 되었는지...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이 일어나고 말았다.

 

부목사님이 휴가 중인 터라 요즘 나는 새벽예배 차량 운행과 설교 그리고 음향 등등 혼자서 전전 긍긍 정신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불편한 건 부목사님이 없어서 차량 운행 후에 바로 집으로 가지 못하고(우리집이 가장 마지막 코스라 보통 때는 운행을 마치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다시 교회로 와서 예배실을 정리 하는 일이 었다. 불 끄고, 마이크 끄고, 음악 끄고, 문 잠그고... 

 

그런데 그 날은 예배 후에 남아서 기도하는 분들이 많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 그 날은 문화센터 허가 관련해서 오전에 시내에서 중요한 볼 일이 있었고, 점심에는 식사 약속이 있던 날이 었다.

 

늘 늦게까지 기도를 하시던 선교사님이 일찍 나가시는 것을 보고, 나는 '옳거니'를 외쳤다.

'바로 교회 문 잠그고 운행을 나갔다가 집에 들려 준비하고 빨리 시내로 출발하면 점심 약속 늦지 않게 돌아 올 수 있겠구나'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 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더는 뒤돌아 볼 생각도 않하고, 나는 교회 문을 잠그고 교회를 떠났다.

그리고 계획대로 시내에서 볼 일을 보고, 점심 약속도 여유있게 즐기고 교회로 돌아왔다.

 

그런데...

교회에서 일하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내게 놀라운 소식을 전하는 게 아닌가!!!

자기가 9시에 출근을 해서 교회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교회 안에 어떤 여자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교인도 아닌 분이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번개처럼 머리를 스쳐가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아~ 이런, 새벽에 늘 우리교회 와서 기도하고 가시 던 그 여자분이구나...

아~ 이런, 어떻하지 그 분 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는데...

아~ 아런, 이런 황당한 을 당하셨으니 다신 오지 않으시겠구나...

 

그 날 이후, 난 그 일이 마음에 걸려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이 번 주일 설교 준비를 하면서...

나는 그 날 있었던 일을 교인들 앞에서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 계획과 생각의 분주함에 사로 잡힐 때, 우리의 사역이 오히려 얼마나 엉망이 될 수 있는지를 말하기 위해서 였다.

아무리 바쁘고 분주해도 주님보다 빨리 가지 말자고 말하려고 했다.

나혼자 바쁘게 지나간 그 길에 결국 상처가 남게 되더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늘 주일 예배 맨 앞 줄에...

그 날 교회에 갇혀 계셨던, 그 분이 앉아 계신 게 아닌가!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남편이 옆에 계신다.

 

떨렸다.

따지러 오셨나?

뭐라고 사과를 해야하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할까?

아니면 그냥 울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설교를 마치고... 광고 시간에 새신자 등록카드가 강단에 올라왔다.

바로 그 날 교회에 갇혀 있던 그 분이었다.

 

알고 보니 이웃교회 성도가 아니라 중국 심양에서 대련으로 이사를 오셔서 그동안 교회를 알아보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아~ 정말 울뻔했다.

뭔가 용서 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해야 할거 같다.

 

내가 분주함과 잔꾀로 망쳐버린, 지난 주의 새벽예배를 주님이 다시 회복시켜 주신거 같았다.

 

오늘 주일 우리 교회에서 가장 은혜 받은 사람은 그래서 바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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