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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역을 마무리 하고 새 해 사역을 준비 해야하는 요즘...

이런 저런 생각들이 너무 많아 몸도 마음도 많이 무거웠습니다.

 

준비 없이 오게 된 중국 땅, 그리고 일 년의 사역,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기억하기 조차 버거운 한 해였습니다.

무엇보다 교회를 맡는 사역자로서 제 역할을 잘 해 온 건지 두렵고 떨리기도 합니다.

 

새로운 한 해의 사역을 준비하며 기도하는 중에 계속 품게 되는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올 한해의 평가를 냉정하게 받아보자"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생각이 날 때마다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군요.

그런데 느닷없이 계속 주시는 마음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공동체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아직도 사람을 의식하고 관계에 연연하는 제 연약함이 '누가 볼까' '누가 들을까' 무서워 하나님과 단 둘이서만 밀실 사역을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여 줄만한 건 보여주고 창피하고 부끄러운 건 가려두고, 그걸 원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치사하고 야비한 생각이었죠.

 

목회자는 공동체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사역을 평가 받는 것이라고 귀가 따갑게 들었고 배웠으면서도 정작 담임 목회를 하게 되니 꾀가 생기고 주워 들은 못된 요령들만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래서 결심하고 지난 주 목장을 통해서 올 한해 목회자의 모든 사역을 평가하는 설문지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예상대로 마음 착한 우리 성도들은 중국에 온지 일 년 밖에 되지 않은 저를 많이 이해해 주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설문지 항목마다 좋은 평가와 격려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는 불편함과 어색함과 실망의 감정들로 고뇌한 흔적들이 역력한 설문지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설문지를 보는 내내 저역시 불편하고 어색하고 실망스러운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저를 더 당황 스럽게 한것은 이런 제 반응이었습니다. 이것 밖에 안되다니... 아직 한참 멀었구나...")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누군가의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마치 강제로 발가 벗겨지는 그런 느낌이구나."

"이런 거 두 번은 못하겠다. 다음에는 하지 말까!"

 

ㅋㅋ, 하지만 저는 지금 하나님이 들려 주시기 원하신 음성이 바로 이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실 전 평가가 아니라 무조건 칭찬이 듣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교회를 위해서 저를 평가 하셔야 했겠죠.

 

이제 저는 성도들이 보내 주신 칭찬은 더 분발하는 것으로 갚아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이 어렵게 보여 주신 아픔 역시 뼈를 깍는 갱신의 인내와 노력으로  갚아 나가려고합니다.  

 

한 해 동안 함께 해 주신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에게 2015년은 사역과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있고 소중했던 한 한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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