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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아이들이 다니는 대련한국국제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지도를 섰습니다.

(학부모들이 매일 아침마다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서는 것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아내가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민족대) 수업에 늦으면 안 된다며 저더러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가게 되었습니다. 뭐 별거 있겠냐 싶어서 그냥 갔습니다.

추울 거 같아서 내복도 껴입고 츄리닝 바람에 점퍼 두 개 걸치고 그냥 그렇게 갔습니다.

 

다행히 교문을 등지고 서서 깃발을 들고 있으면 혹 성도들이 지나가더라도 마주칠 염려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 진심으로 교인들에게 아침부터 담임목사와 마주쳐야 하는 당혹스러움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 와서 깃발을 들고 횡단보도 한쪽 귀퉁이로 가는데...

맞은 편에 매우 익숙한 실루엣의 학부모 한 분이 서 계시더군요. 이럴... 저희 교회 집사님 이셨습니다.

 

찻길을 사이에 두고 태연한 척 인사를 나누고 서있는데 왜 그렇게 어색하던지... ㅎㅎ

저는 그때부터 깃발에만 몰두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저는 쌀쌀한 바람보다, 이 어색한 썰렁함에 몸을 떨어야 했습니다.

 

교통지도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서 돌아오는 길...

화창한 날씨에 빛나는 가을을 보면서 횡단보도에서의 썰렁함을 애써 떨쳐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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