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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y Fisman

 

조직과 리더십에 대해 글을 쓰면서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내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생각이 변했는지 지인들에게 종종 질문을 받는다.

 

나는 조직에서 모든 직원은 무능력이 드러나는 수준까지 승진한다는 피터의 원리를 실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영업이나 엔지니어링 등을 잘하는 직원이 꼭 훌륭한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승진하게 되어 있다.

 

내가 속한 조직인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나는 학술연구자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그렇기 때문에 교내 센터 SEP의 소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곧 나는 내가 모든 면에서 관리자로서 자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관리자의 업무 대부분은 회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직원들과 명확하게 의사소통하고 조직의 원활한 운영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정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나서 하는 회의가 필수적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대부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회의를 싫어한다. 내가 회의를 주최해야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회의에 소질이 없기에 회의를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회의중에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거나 주제에서 벗어날 때가 많다. 생각이 여기저기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연구를 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관리자로서의 역할에는 방해만 될뿐이다. 날카롭고 꼭 필요한 질문을 하는 데도 소질이 없어서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채로 회의가 끝

날 때가 많다.

 

모든 조직이 괜찮은 관리자를 찾고 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훌륭한 최고경영자(CEO)는 경청과 소통, 의사결정에 뛰어나다. 이러한 능력을 즉시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도 내 경우에는 문제가 잘 풀렸다. 현재 나는 성공한 창업가인 브루스 어셔와 SEP소장직을 공동수행하고 있다. 브루스는 관리를 맡고 나는 쓰기를 전담한다. 조직구조가 유연한 학계에 종사하는 덕에 각자의 장점을 살리도록 업무를 분담할 수 있었다.

 

브루스는 회의진행에도 뛰어나기 때문에 회의참석이 어느 때보다 즐겁다. 그의 회의진행방식 일부는 내가 노력만 하면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루스는 내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1. 모든 직원은 언제 이야기를 시작하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 정확한 스케줄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2. 내가 경청하다고 상대가 믿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감이다. 당신이 경청한다고 생각될 때만 상대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공감에서 경청, 경청에서 정보획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브루스의 리더십 덕에 직원들은 사기충천한 모습이며 오해도 줄었다. 전반적인 사무실 분위기 역시 더 좋아졌다.

 

나에게 있어 가장 반가운 사실은 내가 더 이상 회의를 주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 레이 피스번은 컬럼비아경영대학원 사회적기업프로그램(SEP) 공동소장이며 ‘The Org: The Underlying Logic of the Office’를 공동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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